『일할 사람이 사라진다』는 단순한 인구 통계 분석서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노동시장과 고용 환경이 직면한 ‘현실’과 ‘위기’를 통찰하는 책입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청년층의 노동 회피, 중소기업의 인력난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일자리 문제를 짚어보며 해법을 모색합니다. 이 글에서는 책의 핵심 메시지를 정리하고, 우리가 이 위기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를 고민해 봅니다.
통계로 읽는 인구 문제와 노동시장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는 제목 그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사라지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경고합니다. 단지 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아니라,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가 전체 경제 생태계를 흔들고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책은 다양한 통계를 바탕으로 설명을 전개합니다.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84명, 이후에는 0.7명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며, 미래의 생산 가능 인구(15세~64세)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현재 고령화 사회를 지나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가운데, 2030년이면 생산 가능 인구 10명 중 4명이 은퇴 연령에 진입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단지 ‘노동력 부족’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국가 세수 감소, 연금 및 의료 시스템 붕괴, 소비시장 위축 등 복합적인 사회 문제로 번지게 됩니다.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줄어 교육기관이 무너지고, 젊은 노동자가 사라지면서 산업 전체의 유지가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특히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심각하게 지적합니다. 청년층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을 선호하고, 중소기업이나 3D 업종에는 지원하지 않으면서 ‘일자리는 넘치는데 일할 사람은 없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통계로 설명합니다.
이처럼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는 수치로 현상을 정확하게 짚어내며, 위기가 먼 미래가 아닌 ‘지금’ 임을 강조합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고용절벽 현실
책은 수치 외에도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사례들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 지방 소상공인, 농어촌 지역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심한 인력난은 단순히 사람을 ‘못 구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업 자체의 존폐를 위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합니다.
경기도의 한 뿌리 산업 공장은 연봉을 올리고 기숙사 제공까지 하지만, 젊은 층의 입사는 거의 없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일 자체에 대한 기피와 함께, ‘힘든 일은 기피하고 싶다’는 사회적 정서가 퍼져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MZ세대는 워라밸과 가치 있는 일자리를 중요시하며, 단순 반복 작업이나 육체노동을 회피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책은 이를 두고 ‘노동 가치관의 변화’라고 해석합니다. 단순히 청년이 게으르다는 비난이 아닌, 사회 전체가 바뀐 삶의 방식과 노동관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은 여전히 과거 방식으로 사람을 찾고, 청년은 현재 삶의 기준으로 일자리를 판단하기 때문에 서로 ‘연결되지 않는 고용시장’이 된 셈입니다.
또한 책은 지방 소멸의 문제도 함께 다룹니다. 농촌이나 지방 중소도시의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고, 남은 일자리에도 사람이 지원하지 않으면서, 지역 경제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인구 감소와 고용 절벽이 맞물린 ‘이중 위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책은 단순한 고용 지표 분석을 넘어, 현장의 목소리와 실제 작동하지 않는 고용 시스템의 모순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독자의 공감을 이끕니다.
미래 대응 전략과 책이 제시하는 해법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는 단순한 위기의식 전달을 넘어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그 핵심 키워드는 자동화와 외국인 노동력, 고령자 재고용, 노동 유연화입니다.
우선 자동화와 AI 기술은 단순노동을 대체할 강력한 도구로 떠오릅니다. 그러나 책은 이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감정 노동, 복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직무, 고객 응대 등은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따라서 기술 도입과 함께 ‘사람이 꼭 필요한 직무’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외국인 노동자 확대 역시 책이 제안하는 방안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수입인력을 늘리는 방식은 한계가 있으며, 정착을 돕고 한국 사회에 융화되도록 하는 ‘사회적 통합 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지속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책은 또한 고령자와 여성 인력의 적극적 활용도 강조합니다. 정년 이후에도 일할 의지가 있는 시니어 세대에게 적절한 일자리를 연결하고,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유연한 근무 시스템과 복귀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할 수 있음에도 배제된 사람들’을 다시 고용시장 안으로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마지막으로 책은 ‘노동의 재해석’을 강조합니다. 더 이상 육체노동 중심의 가치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일, 예컨대 플랫폼 노동, 프리랜서, 재택근무 형태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노동시장을 유연하고 다양하게 재편함으로써, 구조적인 고용절벽에 대응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새로운 노동 패러다임 수용의 자세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는 단순히 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 전반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경고합니다. 저출산, 고령화, 가치관 변화, 산업 구조 전환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이 현실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를 직시하고 새로운 노동 패러다임을 수용하는 자세입니다. 미래를 준비하고 싶은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