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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 리뷰_존재의 본질을 관통하는 지혜

by good-add 2025. 4. 25.

“대부분의 인간은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느끼고 반응할 뿐이다.”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는 19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사상가로, 고통과 비관주의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내면의 평화, 사유의 힘, 타인과의 거리 두기 등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통찰을 남긴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의 저서 『아포리즘: 삶의 지혜에 대하여』는 삶의 본질에 대한 사유를 짧고 명료한 문장들로 압축한 책으로,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타인과 관계 맺고 스스로를 지킬 것인가에 대한 깊은 철학적 조언을 담고 있다.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1. 쇼펜하우어 철학의 핵심 – 삶은 고통이다, 그러나 지혜로 이겨낼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철저한 비관주의 철학자였다. 그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의지’라고 보았다. 이 의지는 비이성적이고 멈추지 않으며, 끊임없이 욕망하고 좌절하며 고통을 낳는다고 보았다.

그의 세계관은 칸트의 ‘현상과 물자체’ 개념에 기반을 두며, 인간은 본질적으로 결핍된 존재로 태어났고, 결핍을 채우는 과정에서 고통을 겪으며, 그 고통조차 잠시 충족되면 권태라는 또 다른 고통이 뒤따른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쇼펜하우어는 단순한 비관적 종말론자가 아니다. 그는 이러한 고통의 구조를 파악한 후, 그 속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자유는 '사유와 관조'를 통한 내면적 해방이라고 말한다. 『아포리즘』은 바로 이 해방의 실마리를 삶의 기술로 녹여낸 책이다.

2. 아포리즘이란 무엇인가 – 문장의 칼날로 삶을 베어내다

‘아포리즘(aphorism)’은 단순한 격언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문장 안에 세계관 전체를 압축해 놓은 사유의 결정체다.

쇼펜하우어는 일반적인 철학 논문 형식이 아닌, 짧고 자르듯 명료한 문장들로 인생의 본질을 표현한다.

예를 들어 그는 말한다: “타인은 우리가 느끼는 고통의 90%를 만들어낸다.” 이는 인간관계에 대해 수많은 학자들이 책 한 권을 쓸 이야기를 단 한 줄로 정리해 버린다.

또 다른 문장: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무기는 무지한 사람의 확신이다.” 이는 지식 없는 확신, 비논리적 믿음이 얼마나 사회적 해악이 되는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이러한 아포리즘은 단순히 인용하기 좋은 글귀가 아니라, 내 삶을 뚫어보는 칼날 같은 자각의 언어다.

3. 『아포리즘』의 주요 주제 분석

고통과 삶의 본질

쇼펜하우어에게 삶은 본질적으로 고통이다. 하지만 그 고통은 인간의 선택과 해석에 따라 의미 있는 성찰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는 “고통은 삶의 조건이며, 그것을 피하려는 시도는 삶을 오히려 더 괴롭게 만든다”라고 말한다.

타인과의 관계

“가장 좋은 인간관계는 침묵 속에서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는 인간이 타인을 통해 얻는 인정, 명성, 사랑조차도 고통과 피로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아포리즘』은 타인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지나치게 기대하지 않는 심리적 거리 두기를 지혜로운 삶의 기술로 소개한다.

자아와 고독

“고독을 두려워하는 자는 아직 자신을 만나지 못한 자다.” 진정한 지혜는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딜 수 있을 때 비로소 찾아온다. 현대의 과잉 연결된 사회에서, 이 메시지는 ‘디지털 고립’과는 차원이 다른 적극적 고독의 가치를 되새기게 만든다.

사유와 지혜

지식과 지혜의 차이를 구분해야 한다. “책을 너무 많이 읽는 것은 남의 생각만 쌓는 것이며, 자기 머리로 생각할 여유를 없앤다.” 오늘날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나만의 생각’을 하는 힘, 즉 철학적 독립성을 강조한다.

4. 현대에 주는 메시지 – 왜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

1) 정보 과잉 사회에서 사유의 공간을 되찾기 위해

현대인은 스마트폰, SNS, 숏폼 콘텐츠 등에서 생각할 시간 없이 반응만 하며 살아가는 존재가 되었다. 이때 『아포리즘』은 짧지만 사유를 멈추지 않게 만드는 문장들로, 독자에게 일종의 철학적 브레이크를 제공한다.

2) 인간관계의 피로 속에서 자기 경계 그리기

누구와도 연결되어 있지만, 누구에게도 진짜 이해받지 못한다는 현대인의 고립감. 쇼펜하우어는 이런 감정을 인정하고, 오히려 혼자 있을 수 있는 힘이야말로 정서적 자립의 첫걸음이라 말한다.

3) 존재의 중심을 외부에서 내부로 이동하기 위해

"삶은 외부의 조건이 아니라, 내부의 감정과 관점에 의해 결정된다." 이 책은 끊임없는 비교와 경쟁 속에서 자기 안에 중심을 세우는 힘을 회복하도록 이끈다.

5. 인용구 5가지, 그리고 그 해석

  • “우리는 남이 가진 것에 의해 불행해진다.”
    → 소유가 아닌 비교가 인간을 불행하게 만든다. 이는 SNS 시대에 더욱 강력하게 적용되는 통찰이다.
  • “침묵은 무지보다 나은 방어다.”
    → 말은 지식을 드러내는 수단이지만, 침묵은 내면의 깊이를 보여주는 도구다.
  • “가난은 돈이 없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욕망이 크기 때문에 생긴다.”
    → 경제적 문제는 물질보다도 욕망의 크기와 속도에서 비롯됨을 지적한다.
  • “세상은 결코 당신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니 당신부터 당신을 이해하라.”
    → 자기 인식은 모든 관계와 성취의 시작점이다.
  • “생각은 인생의 유일한 사치품이다.”
    → 쇼펜하우어에게 사유는 인간이 삶을 초월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였다.

결론: 삶을 꿰뚫는 한 문장, 그것이 『아포리즘』이다

『아포리즘』은 단순한 고전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철학적 처방전이다. 인생이 복잡해질수록, 우리는 오히려 짧지만 뼈를 때리는 문장을 원한다. 그 안에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우리에게 말한다. “덜 연결되고, 더 사유하라. 덜 말하고, 더 느껴라. 덜 바라보고, 더 존재하라.”

지금 삶이 혼란스럽고 방향을 잃었다면, 이 책을 펼쳐보라. 단 한 문장이 당신의 생각을, 그리고 삶을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