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는 2017년 출간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온 베스트셀러입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 윤재를 통해 ‘공감’과 ‘이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으로, 청소년 성장 소설로 분류되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읽으면 더욱 깊은 감동과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단순히 흥미로운 이야기로 받아들였던 윤재의 여정이, 성인이 되고 나서 보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사회 속에서 감정을 공유하는 것의 어려움,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성인이 되어 다시 읽는 『아몬드』가 어떤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우리가 놓치고 있던 메시지들을 어떻게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어릴 때와 다르게 다가오는 윤재의 감정 세계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알렉시티미아(감정 표현 불능증)’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그는 분노, 슬픔, 기쁨 같은 감정을 제대로 느끼거나 표현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어린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운 특성으로 비칠 수 있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읽으면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윤재가 세상 속에서 얼마나 고립되어 있는지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윤재의 어머니는 그의 감정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단순히 ‘엄마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성인이 되어 읽으면 부모의 희생과 사랑이 얼마나 헌신적인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특히, 윤재를 보호하려 애쓰는 어머니의 모습은 우리가 성장하면서 간과했던 부모님의 희생과 사랑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또한, 윤재는 ‘다름’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세상은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단순히 ‘주인공이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성인이 되어서는 우리가 사회에서 얼마나 비슷한 문제들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2. 세상과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의 의미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지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점차 ‘이해’의 가치를 배워갑니다. 특히, 윤재의 친구 곤이와의 관계는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곤이는 윤재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거칠고 감정적이며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하지만, 윤재에게는 유일하게 감정을 표출하는 사람입니다. 어린 시절 이 책을 읽었다면 곤이의 행동이 단순히 반항적인 것으로 보였을 수도 있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보면 곤이가 윤재에게 분노와 슬픔, 기쁨을 가르쳐 주는 중요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지만, 때로는 감정을 숨기거나 억누르기도 합니다. 『아몬드』는 감정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감정을 나누지 못할 때 얼마나 고립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곤이가 윤재에게 분노하고 울부짖는 장면들은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인간에게 필수적인 요소인지를 상기시켜 줍니다.
또한, 윤재와 곤이의 관계를 보면서 우리는 사회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감정을 교류하며 살아가는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는 때때로 감정을 나누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지만, 결국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변화해 나갑니다.
3.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성인이 되어 읽는 『아몬드』는 단순한 성장 소설을 넘어, 사회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습니다. 이는 사회에서 다름을 가진 사람들이 겪는 차별과 편견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어린 시절에는 윤재가 단순히 특별한 캐릭터처럼 보였을 수도 있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읽으면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차별과 편견의 문제로 연결됩니다.
윤재가 성장하며 겪는 여러 가지 사건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세상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며, 그는 끊임없이 ‘정상’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요구하는 감정 노동과도 연결됩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감정을 숨기고,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인이 되어 읽는 『아몬드』는 이러한 점에서 더욱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우리는 과연 윤재와 얼마나 다른가? 우리의 사회는 정말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곳인가? 이러한 질문들을 스스로 던져보게 됩니다.
4. 성인이 되어 다시 읽는 『아몬드』가 주는 메시지
『아몬드』는 단순한 성장 소설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인간이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타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하는 소설입니다.
성인이 되어 다시 읽으면, 윤재의 이야기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지만, 때때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러지고, 공감을 잃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감정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주며, 타인을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새기게 합니다. 윤재가 감정을 배우는 과정은 곧 우리가 살아가면서 감정을 이해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과정과 다르지 않습니다.
결론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는 성장 소설이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읽으면 새로운 감동과 깨달음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단순한 이야기로 보였다면, 이제는 깊이 있는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윤재가 감정을 배우는 과정은 결국 우리 모두가 살아가며 배우는 과정과 같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숨기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을 마주할 때가 많으며, 때때로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아몬드』를 다시 읽으며 우리는 공감과 이해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아몬드』를 다시 펼쳐보며, 잊고 있던 감정의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