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는 광고인 박웅현 작가가 수년간의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인문 에세이로, 단순한 책 소개를 넘어 독서의 본질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명저입니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 이 책은 “책은 얼어붙은 우리의 내면을 깨뜨리는 도끼여야 한다”는 프란츠 카프카의 말에서 출발하여, 독서가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도구’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독서력을 키우고 싶은 사람,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책은 도끼다'는 깊은 울림과 실천 가능한 독서 철학을 제시합니다.
1.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면을 여는 일이다: 깊이 있는 독서란 무엇인가?
‘책은 도끼다’의 첫 장에서 저자는 독서를 단순히 정보를 얻는 행위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종종 책을 지식 습득의 도구, 시험을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지만, 이 책은 독서가 내면의 문을 여는 ‘사유의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저자가 예로 드는 많은 작가—알랭 드 보통, 밀란 쿤데라, 김훈 등—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독서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혔습니다. 이들이 남긴 문장들은 단순한 정보가 아닌, 독자의 감정을 흔들고 생각의 방향을 바꿉니다. 박웅현은 그런 문장을 ‘도끼 같은 문장’이라 부르며, 그런 문장과 만났을 때 독자는 스스로와 조우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읽는 책 속의 문장이 ‘좋은 문장’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독자가 그 문장을 ‘자기화’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는 “인용이 아닌 내면화”라는 표현을 씁니다. 즉, 남에게 들려주기 위해 외우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묻고, 내 삶에 비춰보는 것이 진정한 독서라는 것이죠. 이러한 관점은 독서력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2. 책을 통해 '태도'를 배우다: 독서 자세가 만든 인식의 변화
‘책은 도끼다’에서 저자는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여전히 가치 있는 행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속도와 양의 문제로 접근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저자는 “독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말하며, 속독의 강박에서 벗어나 느리게, 깊이 있게 읽을 것을 제안합니다.
그는 독서의 목적을 ‘질문하기’에 있다고 봅니다. 좋은 독자는 책을 통해 답을 찾기보다, 끊임없이 질문을 만들어냅니다. “이 문장은 왜 이토록 내 마음에 남을까?”, “이 글쓴이는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와 같은 질문은 독자를 단순한 수용자에서 능동적인 사고 주체로 바꿔줍니다. 이는 곧 독서력을 근본적으로 향상하는 사고의 틀입니다.
또한 ‘책은 도끼다’는 독서가 곧 인격 수양의 과정임을 시사합니다. 예를 들어 박웅현은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조르바의 자유로운 영혼을 읽으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경험을 공유합니다. 이런 방식은 ‘책 속 인물의 삶을 나의 거울로 삼는 독서법’으로, 독서가 단순한 텍스트 해석을 넘어서 ‘삶의 태도’를 배우는 통로가 된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3. 독서력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천천히, 반복해서, 함께 읽기
‘책은 도끼다’는 독서 철학뿐 아니라 실천 가능한 구체적 방법도 풍부하게 소개합니다. 그중 가장 강조되는 것이 ‘천천히 읽기’입니다. 박웅현은 광고 기획자로서의 바쁜 삶 속에서도 책을 소중히 대했던 이유는, 책을 통해 ‘속도가 아닌 방향’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두 번째는 ‘반복 독서’입니다. 좋은 책은 한 번 읽는 것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언뜻 지나쳤던 문장이 두 번째, 세 번째 읽을 때 가슴에 박히고, 문장 사이의 의미들이 맥락 속에서 새롭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반복해서 읽을 때, 독서는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한다”라고 강조합니다.
세 번째는 ‘소리 내어 읽기’입니다. 문장을 소리 내어 읽음으로써 리듬과 감정, 언어의 결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특히 시나 감성적인 문장을 내면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그는 자녀 교육에도 이 방법을 사용했다고 전하며, 독서의 즐거움을 나누는 방식으로서 낭독의 힘을 설파합니다.
더불어 독서노트를 활용하거나, 인상 깊은 문장을 필사하는 것도 독서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입니다. 필사는 문장을 다시 쓰는 과정에서 더 깊은 의미를 체화할 수 있게 하고, 이는 글쓰기 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됩니다. 저자는 “한 권의 책을 읽고 내 안에 무엇이 남았는지 기록해 보는 습관만으로도 독서가 달라진다”라고 조언합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읽고 나누는 독서도 권장됩니다. 책을 혼자만의 영역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친구, 가족, 독서 모임과 함께 나누면서 타인의 해석을 통해 나의 생각을 점검하고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독서의 사회적 가치를 느끼게 하며, 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힘을 경험하게 해 줍니다.
4. 결론: 도끼 같은 문장을 만나는
‘책은 도끼다’는 단순히 독서법을 가르치는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독서를 통해 ‘사람이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어떻게 책을 자기화하고 삶과 연결할 수 있을지를 제시하는 철학적 안내서입니다. 속독보다 느리게, 양보다 깊이, 외적인 정보보다 내면의 감정을 깨우는 독서를 할 때, 비로소 우리는 ‘도끼 같은 문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독서는 지금 어떤가요? 지식을 쌓는 도구인가요, 아니면 삶을 움직이는 자극인가요? 책은 도끼다. 우리의 얼어붙은 내면을 깨뜨릴 진짜 문장을 찾고 싶다면, 지금 이 책을 천천히, 반복해서, 깊이 읽어보는 것으로 독서력을 키우는 여정을 시작해 보세요.